<천사가 콩글리쉬로 말하다. 3. >

그렇게 온갖 노력을 다해 봤지만 차도가 없고 점점 더 나빠져 갔고 이제는 가망이 없다고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겼습니다.

물론 남편과 나는 틈나는 대로 병동에 찾아가 함께 기도하며
구원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고 최선을 다했지요. 어느날 드디어 그가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는다고 고백을 하였습니다. 할렐루야!

그런데 Mr. Chang 은 당신 아내에게 늘 입버릇처럼 "내가 죽으면 장례예배는 반드시 Pastor Choi가 집례를 하도록 해다오. 나는 다른 사람은 못믿는다." 하고 유언의 말을 했다는 겁니다. 그것도 몇 번씩이나...
그 아내가 그 사실을 우리에게 몇 번에 걸쳐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1년에 한 번뿐인 휴가를 나가기 위해 미리 비행기표를 사두었다는 것입니다.

그때가 9월초였고 하와이가 1년 12달 더우니까 시원한 가을 바람, 가을 향기도 느낄겸해서 9월 중순 쯤에 나가기로 하고 싼비행기표를 미리 구입해 두고 예약도 마쳤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생명이란 것이 아무리 아픈 분이라고는 하여도 그가 세상을 떠나는 날짜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휴가를 나갔다 온 후에 떠나주시면 좋지만 만약 우리가 휴가중에 떠나신다면?

정말 난감해집니다. 가족이 우리만 의지하고 바라보다가 갑자기 다른 목사님을 찾으려면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영어권이니까 미국 목사님들 중에서 쉬는 분을 찾을 수는 있겠지요.

그리고 돌아가시기 전에 여행을 나갔으니
나가고 없는 사이에 돌아가신다고
하여도 우리를 원망하지는 못하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담임 목사의 도리가 아니란 생각에 우리 부부는
갈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사정을 말하고 비행기 예약을 취소해 줄 수 있냐고 했더니 마침 비행기가 학생들 개학시즌이어서 성수기인데다 갑자기 여행을 취소하면 한푼도 환불해 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미리 싸게 사둔 티켓이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하와이가 섬이어서 미본토에 나가는 비행기 값은 엄청 비쌉니다. 우리는 갈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떠날 기약이 없는 생명을 두고 신의를 지키려고 수천달러(한화 수백만 원)를 포기하느냐 아니면 예약대로 떠나느냐.

하여 결정을 못하기에 우리는 주님께 묻기로
했고 나는 하루 왼종일 기도로 매달렸습니다. "주님, 여행을 취소할까요? Mr. Chang님을 천국 데려가실 계획을 알아야 됩니다."

에고~ 사람의 죽는 날을 어느 신이 알 수 있으며 또 그 죽을 날이 언제인지 알려달라고 떼를 쓸 수 있는 신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분이 창조주 하나님이 아니고서야...

암튼, 그날이 금요일, 비행기표를 해약하려면 적어도 금요일 오후까지는 결정이 나야만 하는 것은 그 다음 월요일이 무슨 공휴일이어서 업무 중단하니 여행사와 통화조차 불가능하고 그러다 보면 물어볼 필요도 없이 환불은 커녕 반도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에 꼭 알아야만 했기 때문에 저는 필사적이어죠.

사람이 세상을 떠나실지 말지...( 살다살다 별난 기도도 다 해보네요.ㅋ)

금요일 오후가 다 지나도록 아무런 응답을 주시지 않고 할 수 없이 비행기 표는 다 날라가더라도 화요일에나 가서야 비행기 예약을 취소하던지 하는 수 밖에는...

여백 관계로 다음에 계속됩니다.
죄송합니다.  다음호로 끝납니다
조금만 더 인내로 기다려 주세요.

감사합니다.
루디아/최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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