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80억 달러를 투입하여 스위스 제네바 인근 프랑스 접경지역에 설치한 둘레 27 킬로미터의 강입자가속기(LHC)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플레밍의 왼손법칙에 의하면 쇠막대기를 코일로 감아놓고 전기를 통하면 쇠막대기는 자석이 된다. 반대로 플레밍의 오른손 법칙에 의하면 자석을 코일 안에서 왕복운동 시키면 코일에서 전기가 발생한다.
자력(磁力)은 양극과 음극을 가지며 같은 극끼리는 반발하고 다른 극끼리는 끌어당긴다.
이를 이용하여 전동기(모터)를 만들고 발전기를 만든다.

한국에서도 레일건(Rail Gun)을 개발할 거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레일건은 화약 대신 전기, 자기력으로 발사되는 대포를 말한다. 미국에서 개발된 레일건은 재래식 대포의 몇 배가 넘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탄환을 발사할 수 있다.

2006년 미국 해군이 실험한 레일건은 3.2 킬로그램의 탄환을 초속 3,500 미터, 음속의 10배가 넘는 속도로 발사하였는데 이 속도의 탄환은 탱크를 관통해버릴 수 있는 위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또한 2008년에 실험한 레일건은 무려 320 킬로미터 거리의 표적을 십 몇 초 만에 5 미터 오차 이내로 명중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적군은 탄환이 날아오는지도 모르는 채 괴멸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워낙 엄청난 전류와 발사에너지 때문에 몇 번 쏘면 레일이 망가져버리는 것이라 한다.

양성자를 가속시키는 원리도 같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강입자가속기는 어마어마한 전력(電力)을 투입, 엄청난 자기력으로 양성자 입자의 속도를 광속의 99.999991%까지 가속할 수 있다고 한다. 둘레 27 킬로미터의 거대한 입자가속기 안에서 양성자를 가속시켜 충돌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00분의 1초에 불과하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물체가 광속에 도달하면 질량은 무한대가 된다.
광속의 99.999991%의 속도에 도달하면 양성자의 질량은 엄청나게 늘어나 마치 좁쌀이 해머처럼 무거워지게 된다.

그런데 그 입자가 충돌할 때 순간적으로 작은 블랙홀이 생겨나고 그 블랙홀은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면서 점점 자라나 마침내 지구를 삼켜버릴 것이라고 동영상까지 만들어 우려를 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광속의 99.999991%는 광속의 99.999991%일 뿐이지 광속은 아니다.
아무리 작은 입자라 해도 광속으로 가속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0.000009%의 속도를 마저 올려서 광속에 도달하게 하려면 입자의 질량은 무한대가 되어야 하고 따라서 지금까지 들어간 에너지보다 더 큰, 아니 무한대의 에너지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의 힘으로 블랙홀 비슷한 상태를 만들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블랙홀을 만들 수는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주광속여행......?
전에도 설명한 바와 같이 우주광속여행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우주를 광속으로, 상상으로 여행해보자.

초속 30만 킬로미터, 광속으로 태양을 출발해 보자.
태양을 광속으로 출발한지 약 3분이 지나면 태양으로부터 대략 55,000,000 킬로미터 둘레를 돌고 있는 수성을 지나게 된다.
약 6분 뒤에는 금성을 지나고 8분 20초 뒤에는 약 1억 5천만 킬로미터 궤도를 돌고 있는 지구를 지나게 된다.

다시 화성까지는 약 13분이 걸리고 목성까지는 약 43분이 걸린다.
토성까지는 1시간 20분,
천왕성까지는 2시간 40분,
해왕성까지는 4시간 10분,
명왕성까지는 5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출발한 첫날 반나절 만에 명왕성까지 지난 셈이다.
태양계가 이렇게 순식간에 끝나다니.

이제부터는 아무것도 없는 무인지경을 날아간다.
하루, 이틀, 사흘...
태양은 점점 작아지며 점점 뒤로 물러간다.
한 달, 두 달, 석 달, 넉 달.....
태양은 더욱 작아져 큰 별 같이 보일 뿐이다.

다시 일 년, 이 년, 삼 년, 사 년......
아무것도 없다. 멀리서 반짝이는 태양은 그저 한 개의 별일 뿐이다.

4년이 지나고 다시 넉 달 째,
드디어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켄타우루스 자리 프록시마 별을 지난다. 얼마 만에 보는 다른 태양인가?

5년, 6년, 7년.... 10년.
태양과 같은 항성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100광년.......
태양과 같은 항성들이 꽤 많이 시야에 들어온다.

1,000광년....,
이제 태양과 같은 항성들이 은하수의 다른 별들과 같이 무리를 짓는다.

10,000 광년......
은하수의 수많은 별들 가운데로 계속 날아간다.

십만 광년.......
은하수를 벗어나자 이제 2천억 개의 항성들과 수 조 개의 별들로 안개처럼, 물처럼 회오리를 이룬 우리의 은하계, 거대한 별들의 회오리를 이룬 은하수 전체가 시야에 들어온다.

100만 광년......
은하계가 점점 작아지며 물러간다.

500만 광년,
멀어진 은하계가 이젠 한 개의 별로 보이기 시작한다.

5,000만 광년,
수많은 은하들, 약 2,000 개의 은하들의 덩어리가 무리를 지어있다.
은하계는 저 멀리 아득히 반짝이는 별 한 개다.

더 깊은 우주 속으로 날아간다.
10억 광년.
수많은 은하들이 별들이 되어 공간을 가득 채운 우주를 계속 날아간다.

50억 광년,
은하들이 작은 별들이 되어 하늘을 메우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은하들이 있으며 어디가 끝이란 말인가?

100억 광년,
아, 우주전체가 눈에 겨우 들어오는 듯 하다.
천억 개의 은하들이 모래를 뿌려놓은 것처럼 우주공간에 무수히 흩어져 있다.
저기 보이는 작은 점 하나 하나가 수 십 개의 은하들이라니!
우리의 은하계는 그 가운데 어디메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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