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조무래기 별, 태양

지구지름의 109배, 지구가 130만 개나 들어갈 수 있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태양은 과연 큰 별일까?
천만에이다.
은하계 안에만도 태양보다 어마어마하게 더 큰 별들이 널려 있다.
우리 태양계에서 비교적 가까이에 있는 은하계 가족에 속한 항성들만 하더라도 그 크기에서 태양을 우습게 만들어버리는 거성들이 즐비하다.
그러한 거성(巨星)들을 둘러보자.

시리우스(Sirius),
큰개자리, 태양계에서 불과 8.6 광년 떨어진 곳에서, 지구의 밤하늘에 가장 밝게 빛나는 큰 항성이다. 태양계에서 다섯 번째로 가까운 항성이며 태양의 2 배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

폴룩스(Pollux),
밤하늘 쌍둥이자리에서 빛난다. 우리 태양계로부터 34광년 떨어져 있다. 태양지름의 8배, 부피로는 태양의 500 배 가까운 크기를 자랑한다. 목성보다 큰(목성의 2.3배) 혹성을 가지고 있다.

아크투루스(Arcturus),
목동자리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오렌지색 거성, 태양계에서 36.7 광년 떨어져 있다. 지름은 태양의 26배, 부피는 태양의 17,500 배 정도 된다. 어마어마한 크기가 아닐 수 없다.

알데바란(Aldebaran),
황소자리의 알파별로 오렌지색 거성이다. 태양계로부터 65광년 거리에 있다. 1972년에 발사된 파이어니어호가 알데바란을 향하여 항진하고 있으며 약 200만년 후에 도착할 것이라 한다.
지름은 태양의 44배, 부피로는 약 8만 5천 배 정도 된다.

리겔(Rigel),
오리온자리에서 빛나는 백색 거성이다. 태양으로부터 773광년 거리에 떨어져 있다. 직경이 태양의 60배, 부피로 치면 태양의 22만 배 정도 된다.

베텔기우스(Betelgeuse),
역시 오리온자리의 왼편 꼭지점에서 빛나는 별이다. 태양으로부터 640광년 거리에 있는데 질량은 태양의 20배 정도이지만 지름은 태양의 800 배 정도, 부피로 치면 500만 배나 되는 어머어마한 크기를 가지고 있다.

베텔기우스에 대하여는 좀 긴 이야기가 팔요할 것 같다.
호주의 서던퀸즐랜드 대학의 우주물리학자 부랜드 카터 박사는 이 베델기우스가 현재 중력붕괴현상을 일으키며 질량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올해(2011년) 안에 폭발하여 초신성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베텔기우스가 초신성(퀘이사)으로 폭발하면 엄청난 밝기로 인하여 지구에서는 1~2 주일 동안 태양이 두 개가 뜨고, 그 후에도 수개월 동안 보름달처럼 밝게 빛나다가 서서히 어두워지는 신비한 현상이 나타나는 격변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초신성”이 무엇인가는 대장쟁이의 글 19편 색즉시공공즉시색 참조)

또 다른 전문가들은 베텔기우스로 인하여 지구의 자기장이 흔들리고 엄청난 광선의 에너지로 큰 변화를 겪을 수 있으며, 또한 베텔기우스가 초신성 폭발을 마치고 블랙홀을 형성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베텔기우스가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구에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인터넷상에는 남미 마야의 달력이 2012년으로 끝나고 베텔기우스라는 단어가 악마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들어 지구종말이 온다는 설이 떠돌고 있기도 하다.

베텔기우스가 언제 초신성으로 폭발할 것인가?
베텔기우스가 폭발하면 지구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구에서 베텔기우스를 관측하면서 설왕설래하지만 실상 지금 우리는 640년 전의 베텔기우스를 보고 있다. 초신성으로 폭발했다면 그 일은 이미 640년 전에 일어났을 것이다. 그리고 그 빛은 지금 지구 가까이에 도달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안타레스(Antares),
전갈자리의 알파별, 지구로부터 약 600광년 거리에 떨어진 적색거성이다. 질량은 태양의 16~18 배이지만 지름은 태양의 700배에 달한다. 부피로 계산하면 태양의 3억 배가 넘는다.
안타레스를 태양의 위치에 갖다놓는다면 화성까지 안타레스 안에 들어가 버릴 것이다. 우리의 대장 태양이 그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져 티끌이 되는 셈이다.

VY Canis Majoris,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큰 별. 지구로부터 약 4,900 광년 거리에 있으며 질량은 태양의 30~40배에 불과하지만 지름이 태양의 2,000 배가 넘는다. 이 별을 태양의 자리에 놓는다면 토성까지 들어갈 정도가 된다. 굳이 부피를 비교하자면 태양의 수 조 배라고 할까.

지금까지 살펴본 이 어마어마한 거성들은 모두 지구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은하계의 별들이다.
은하계의 지름이 10만 광년에 달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태양계에서 매우 가까이에 있는 별들이다.
만일 저 멀리 은하계의 중심으로 들어간다면, 또 은하계 중심의 반대편으로 가볼 수 있다면 더욱 큰 별들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위에 적은 이 별들은 태양과는 전혀 다른 별이다.
이 별들의 대부분은 태양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매우 빠른 속도로 맹렬하게 수소핵융합반응을 일으켜 활동을 마치고 일찌감치 수소를 소진하고 헬륨 덩어리가 되어 적색거성으로 부풀어 올라 어마어마하게 커진 별들이다.
베텔기우스의 경우는 더욱 늙어서 백색거성, 백색왜성을 거쳐 초신성(퀘이사)으로 대폭발을 일으키고 중성자별이나 블랙홀로 일생을 마치려는 시점에 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별이라고 다 같은 별이 아니다.
그런 별들이 지구 같은 혹성을 가지고 있을까?
지구 같은 별들을 품어 안고 생명을 품고 기를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우리 태양은 얼마나 기특한 별인가?
적당한 크기로, 적당한 세기로, 적당한 밝기로 50억년을 한결같이 지구를 품어 안고 생명을 길러왔으니 말이다. 그러고도 앞으로도 50억년이나 쓸 연료를 비축하고 있으니 말이다.

언젠가는, 앞으로 수십억년이 지나면 태양도 수소를 소진하고 핼륨덩어리가 되면서 팽창하여 적색거성으로 어마어마한 크기가 될 것이다.

아무튼 은하계에는 이러한 항성들이 모두 2,000 억 개나 된단다.
그러나 은하계 역시 우주 공간에 가득한 1,000 억 개의 성운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끝없는 은하수, 끝없는 우주 안에 오늘도 영원의 시간은 흐른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