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7장]

하나님께서 마침내 사방의 모든 대적을 파하시고 다윗 왕을 궁에 평안히 거하게 하셨습니다. 그러자 다윗은 자기는 궁에 편안히 사는데 하나님의 궤가 초라한 장막에 있다는 것이 마음에 죄스럽고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나단 선지자에게 하나님의 전을 건축하려는 자신의 뜻을 내비칩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나단 선지자를 통하여 다윗에게 “네가 나를 위해 집을 건축하겠단 말이냐? 내가 언제 집 지어 달라고 하더냐?” 하고 말씀하십니다. 하늘을 보좌로 삼고 땅을 발등상 삼으시는 하나님께 거할 집을 지어드리겠다는 다윗을 어처구니없어 하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인간이 하나님을 위하여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무한하신 분이십니다. 모든 존재와 생명의 근원이 되십니다. 무엇을 바라고 베푸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범접할 수 없는 높은 곳에 계시며 우리가 무엇을 되갚을 수 있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선지자 나단을 총하여 다윗 왕을 ‘내 종’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내 종’이란  ‘내 소유, 내 것’이라는 뜻입니다.
“내가 내 것인 너에게 내 것을 가지고 주는데 내 것인 네가 내게 그 은혜를 도로 갚겠다는 거냐? 그렇다면 너는 내 것이 아니라는 말이냐? 나는 너의 하나님이 아니란 말이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또한 “네가 나를 너의 소유를 두는 곳간처럼 지은 집에 거하라는 거냐? 내가 너의 소유냐?” 하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소유가 아니란 말입니다.

하나님은 풍성하게 복 주시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그 분의 소유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소유 된 우리는 풍성하게 받으면 다만 풍성하게 기뻐하며 찬양할 뿐입니다. 이것이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그것이 소유 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입니다. 이것이 바로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리라.’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나단을 통하여 다윗에게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것을 내가 했다. 내가 너를 세워 내 백성 이스라엘의 주권자를 삼으며 네가 어디를 가든지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 모든 대적을 멸하였다. 네가 한 것이 아니라 내가 한 것이다. 내가 앞으로도 이렇게 너의 이름을 세우리라. 또 나의 백성을 심고 모든 대적으로부터 지키리라.”
그렇습니다. 다윗이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다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다윗이 하는 일을 하나님이 도우시는 것이 아니라 다윗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쓰임 받는 것입니다. 다윗이 하나님을 위하여 집을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다윗을 위하여 다윗의 집을 세우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하나님은 훗날 다윗의 자식이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거하실 집’이 아닌 ‘여호와의 이름을 위한 집’이라고 말씀하신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주만유를 지으신, 우주만유보다 크신 하나님이 거하실 집을 인간이 짓는다는 것이 말이나 되겠습니까? 그래서 ‘그 이름을 두실 집’을 건축하기를 허락하신 것입니다.

돌아보면 인간들이 얼마나 악하고 어리석었던지요?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나자 하나님의 법궤를 실로에 처박아 두고 ‘각각 제 소견에 선한 대로 행하는’ 사사기 시대를 살았습니다. 홉니와 비느하스는 블레셋과의 싸움에 하나님의 법궤를 동원했다가 처참한 패배를 당하고 하나님의 법궤를 빼앗겼습니다. 하나님을 자기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착각한 것입니다. 하나님을 필요할 때는 써먹고 필요 없을 때는 처박아두는 소유물로 여긴 셈입니다.

훗날의 이야기이지만 솔로몬 성전을 건축한 다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백성들의 열심은 화려한 솔로몬 상전을 건축할 그 때뿐이었습니다. 솔로몬 성전을 지은 다음 백성들은 하나님을 성전에 가두어두고 하나님 섬기는 일은 제사장들에게 맡겨놓고 제 멋대로 악을 행하며 우상을 섬기며 살았습니다. 하나님의 전은 퇴락하고 율법책은 먼지구덩이 속에 처박혔습니다. 히스기야 왕과 요시아 왕에 이르러 퇴락한 전을 수축하고 먼지 덮인 율법책을 찾아내어 잠시 나아지는 듯 했으나, 결국 앗수르와 바벨론에 멸망당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기를, 하나님의 소유이기를 싫어하였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오늘 말씀에서 하나님은 다윗의 자식이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그 이름을 손으로 지은 돌과 나무로 된 전에 두기를 원하신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에 두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 거룩하신 영광의 이름을 우리의 심비에 새기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우리에게, 우리 심령에 새겨지면 우리는 하나님의 확실한 소유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저 성전을 허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그 이름을 믿는 자”, 곧 “마음에 하나님의 이름을 새긴 자”에게 구원을 약속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그 이름을 믿음으로, 그 이름을 마음에 새김으로 하나님의 성전 된 자들입니다. 그 이름으로 인 친 하나님의 소유 된 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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