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 교회를 멍들게 하는 적들

신동식 ㆍ 2013/10/14 ㆍ추천: 0  ㆍ조회: 146      

한국교회는 교회사에 있어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작은 반도의 국가이지만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은 교회가 세워졌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도 있습니다. 외적인 면에 있어서 한국 교회가 갖는 위상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그 열매들을 볼 수 있는 국제대회도 한국에서 속속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개혁교회 총회도 열렸고, 세계교회협회의 총회(WCC)도 열립니다. 또한 세계복음주의연맹 총회도 열립니다. 대표적인 총회들이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그만큼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에 알려졌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한국의 학자들이 세계 유수한 신학 대학에서 공부했고 학위를 마쳤습니다. 세계학회에 영향을 주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내적인 면에서도 성장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유수한 복음주의 계열의 교회들이 한국교회를 본받아 성장했다는 소리를 앞 다투어 내 놓았습니다.

세계 교회 앞에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힘은 가볍지 않습니다. 짦은 역사를 가졌지만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칼빈 탄생 500주년을 맞이해 쓰인 책 <칼빈 핸드북(Calvin Handbook)>에는 한국교회가 한 장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부분에서 한국교회는 소개돼 있습니다. 아시아의 신흥 강국에 걸맞게 한국교회도 외적인 화려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 내부로 들어오면 그 양상은 매우 달라집니다. 사회로부터 받고 있는 신뢰도는 바닥을 헤매고 있습니다. 청년층 이하의 성도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에 대한 소망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수도권에 있는 대형 교단의 영아, 유치부의 평균 출석 숫자는 약 16명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앞으로 10~20년 후의 한국교회 모습은 검은 머리를 보기 힘든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젊은 세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교회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이러한 모습을 가지게 된 근저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요? 한국교회는 조국 앞에 떳떳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복음이 전래됐던 시기에 맞이해야 했던 선교사님들의 순교와 함께 1907년에 일어난 평양의 대부흥은 역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부정과 부패가 무너지고 정직한 나라가 세워지기를 기도했고 그 일에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섰습니다. 지금 한국교회의 영광은 1907년의 열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신사참배의 부끄러움을 스스로 감행했고, 일제의 식민 지배를 겪었으며, 해방 뒤의 혼란기와 6ㆍ25의 아픔 그리고 60년대의 보리 고개를 넘으면서 교회는 새로운 탈바꿈을 합니다. 복음이 생명이었던 시절의 외침은 점점 약해지고 삼박자 축복의 파도가 밀려왔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의 피 맺힌 외침은 점점 퇴색되고 인위적 부흥회가 만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말씀보다는 신비적 체험이 고달픈 인생길에 큰 위로가 되었고, 힘이 되었습니다.

1970년 이후의 한국교회는 성장과 위로의 가르침 앞에 한 통속이 됐습니다. 어느 교회를 가도 차별이 옅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진행된 한국교회는 민주화 운동의 열기로 가득 찼던 87년을 계기로 더욱 적극적으로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교회 성장주의가 새로운 물결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온갖 마케팅 요법이 사용되면서 교회는 70~80년의 새로운 판형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대형교회가 신학의 중심에 서게 됐다는 사실입니다. 교회성장과 신학과의 긴장감이 존재했던 70~80년대와는 다르게 90년 이후의 교회는 대형교회 신학에 목을 매달았습니다. 이제 어디를 가도 한 모습을 봅니다. 종교개혁의 전통은 낡은 폐기물에 불과하게 됐습니다.

신학과 신앙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되어버렸고, 교단이 의미가 없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형국이 됐습니다. 모든 교회의 목표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신학적 고민과 성찰은 사치스러운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장로교 오순절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앙의 뿌리를 아는 일에는 민감하지 못하고 현실의 외형만이 중요한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는 사이 한국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를 믿으나 믿지 않으나 구별이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참으로 듣기 부끄러운 소리인 ‘개독교’라는 소리까지 듣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땅에 떨어진 것입니다. 이것은 바른 복음을 전했기에 다가온 고난이 아니었습니다. 복음이 상실된 열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한국교회를 이처럼 비참하게 멍들게 했겠습니까? 한국교회 안에 있는 적들을 찾아내 치리하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내일은 더욱 암울해집니다. 더 늦기 전에 권징을 시행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일입니다.

신동식 (빛과소금교회 담임, 기윤실 생활신앙실천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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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SA 아멘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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