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그대 심장(心臟)의 소리를 들어보라.

모든 동물들이 다 심장을 가지고 있다.
그 작은 모기까지 말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인터넷으로 ‘모기심장’을 검색하면 모기의 녹색심장 사진을 찾아볼 수 있다. 모기의 심장 사진을 보면 모기심장은 마치 치약튜브처럼 생겨서 수많은 심장근육 밧줄들이 순차적으로 움직여 튜브를 짜듯이 짜는 방식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렁이 같은 환형동물의 심장도 구조가 간단하다.
지렁이 심장은 두 개의 혈관으로 되어 있다.
한 개는 등 쪽, 한 개는 배 쪽에서 몸을 따라 달리고 있다.
이 두 개를 작은 횡혈관들이 연결하고 있다.
이 중 등혈관이 자동적으로 수축운동을 하면서 혈액을 뒤쪽에서 앞쪽으로 보낸다. 각 체절마다 판막이 있어 역류를 막는다.

바퀴벌레나 지네 같은 절지동물도 간단한 구조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 관 모양으로 된 심장 양편에 근육이 붙어있어 심장을 수축, 이완시킨다. 심장으로부터 심문(心門)이 양편으로 뚫려 있고 그 심문에는 판막이 있어 역류를 막는다. 심장이 수축될 때는 판막이 닫히고 혈액이 동맥으로 나가고 이완될 때는 판막이 열려 정맥으로부터 심장으로 피가 들어온다.
바퀴벌레의 심장은 심문이 13쌍이 있고 몸통이 긴 지네는 100쌍이 넘는 심문을 가지고 있다.

연체동물의 심장은 심방(心房)과 심실(心室)로 구성된 좀 더 복잡한 구조를 가진다.
조개는 심실 하나에 심방 하나이고 오징어, 문어는 심실 하나에 심방 두 개를 가지고 있다. 심실과 심방 사이에는 역류를 막는 판막이 있고 심실에서는 두 개의 동맥이 나오는데 하나는 머리로, 하나는 내장으로 뻗어있다.
오징어, 문어는 이 심장 말고도 좌우 아가미 밑에 아가미심장이라는 작은 심장을 두 개 가지고 있어 아가미로 정맥혈을 보낸다.

인간을 비롯하여 포유류나 조류의 심장은 2심방, 2심실을 갖춘 심장을 가지고 있다.
좌심방, 좌심실과 우심방, 우심실이 완전히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정맥혈과 동맥혈이 섞이는 일이 없고, 따라서 일정한 온도의 뜨거운 동맥혈을 내보내어 체온을 유지하며 활발히 활동할 수 있다.  

자, 인간의 심장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온 몸을 돌고 돌아온 피는 우심방으로 돌아온다. 그 다음 우심실로 들어가서 폐로 보내진다. 폐를 거친 피는 다시 좌심방으로 돌아오고 마지막으로 좌심실에 들어가서 힘차게 온 몸으로 뿜어져 나간다.
그래서 심장은 좌심방, 좌심실 쪽이 우심방, 우심실 쪽 보다 서너 배 더 두껍다. 특히 피를 전신으로 내보내는 강력한 힘을 발휘해야 하는 좌심실 내부는 튼튼한 근육들이 손가락 모양으로 불끈 불거져 있다.

건강한 사람의 심장은 1회 박동에 60~80 ml, 1분간 약 5 리터의 혈액을 전신에 분포된 약 12만 km(지구를 세 바퀴 돌 수 있는 길이)의 혈관들로 내보낸다. 심장을 떠난 피는 불과 1분도 못 되어 전신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
70년을 산다면 일생동안 심장은 30억 번 정도 박동한다.
그 동안 심장이 퍼 보내는 피의 양은 줄잡아 2,300톤, 8톤짜리 트럭 거의 300대분에 달한다.
강한 심장은 강한 운동기능에 필수다.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의 심장은 주유소의 주유펌프가 작동하는 만큼의 혈액을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시 피에 대하여 살펴보자.
피는 물보다 훨씬 진하다.
인체의 피는 약 5리터인데 약 25조 개의 적혈구, 250억 개의 백혈구, 그리고 혈소판을 가지고 있다.
적혈구(붉은피톨)는 산소와 영양분을 운반하고, 백혈구는 몸속에 들어온 해로운 병균을 잡아먹으며, 혈소판은 다친 곳에서 피가 더 흐르지 않도록 굳게 한다.  

손가락 끝만큼 부피인 1cc의 혈액에는 450만 내지 500만 개에 달하는 엄청난 적혈구가 들어있다.  
적혈구는 세포핵이 없는 세포이다. 뼈 속, 골수에서 지속적으로 만들어진다. 적혈구의 크기는 직경이 1,000분의 7~8 mm 정도이고 그 수명은 4개월 정도 된다. 4개월이면 우리 몸의 피가 모조리 싹 바뀐다는 이야기다.

적혈구 한 개는 약 2억 8천만 개의 헤모글로빈을 갖고 있다. 헤모글로빈이 적혈구의 거의 전부인 셈이다. 그래서 피는 헤모글로빈으로 붉은 색깔을 띤다.
헤모글로빈은 고도의 산소보유능력을 가진 단백질이다. 헤모글로빈 한 개가 4개 정도씩, 그러니까 적혈구 한 개가 약 11억 2천만 개의 산소분자를 운반할 수 있다.

헤모글로빈이 산소분자를 운반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철 이온이다.
철이 산소와 쉽게 결합하는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철이 산소와 결합하면 산화철, 즉 녹이 되어야 옳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헤모글로빈의 철 이온은 산소와 결합만 할 뿐이지 산화철(녹)로 변하여 부식되지 않는다.

인체의 조직들은 헤모글로빈이 전해준 산소를 사용하여 영양분을 태워 에너지로 바꾸고 탄산가스를 내놓는다.
탄산가스는 체내의 물과 반응하여 중탄산이 된다.
그러면 산성을 띠게 된다.
헤모글로빈은 산성에서는 산소와의 친화력이 떨어져 폐에서 결합했던 산소를 내놓고 탄산가스를 취하게 된다.

대장쟁이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참여하기 전 화력발전소에서도 오랫동안 오퍼레이터(운전요원)로 일했다.
24시간 교대근무를 했기 때문에 세상이 다 깊이 잠든 깊은 밤을 발전소에서 새운 것이 얼마인지도 모른다.  
석탄가루도 많이 마셨고 아황산가스도 많이 마셨다.
야근하면서 알루미늄 냄비에 삼양라면도 많이 끓여 먹었다.
(알루미늄이 치매를 일으킨다던데.......)

보일러는 석탄과 석유를 태워 섭씨 1,300~1,400도가 넘는 열을 낸다. 보일러 내부를 들여다보면 붉다 못 해 하얗게 보이는 화염은 마치 지옥불을 보는 것 같다.
이 열로 튜브 안을 흐르는 물이 고온고압증기(섭씨 550도, 150 기압 정도)로 바뀌어 증기터빈을 돌리게 된다.
550도의 증기가 흐르는 파이프의 보온재를 벗겨놓고 밤에 보면 파이프가 붉게 보인다.

몸이 에너지와 열을 얻는 것도 화력발전소나 내연기관이나 마찬가지로 결국 지방이나 탄수화물을 태우는 것이다.
그런데 몸에서는 그런 고온이 발생하지 않는다.
고온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타지도 않아야 할 텐데, 고온도 아닌데 영양분이 산소와 화합하여(타서) 열과 에너지를 내는 것은 신비다.

생물학자들은 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와 열을 내는 발전소 역할을 한다고 말하지만 세포 한 개에 2,000개, 내지 3,000 개나 들어있는 그 작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어떻게 그러한 반응들이 일어나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좀 곁길로 가는 것 같지만, 태양이나 수소폭탄에서 수소가 핵융합반응을 일으키는 온도는 수천만도에서 1억 도에 달한다.
수소핵융합반응을 이용하여 발전소를 만들 수 있다면 거의 무한정으로 막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원자력이나 수력, 화력도 거의 불필요하게 될 것이고 인류의 에너지난은 한순간에 해결될 것이다.
그러나 수천만도나 1억 도의 온도를 녹지 않고 견디는 물질이 없으므로 핵융합로를 만들 수가 없다. 만일 전기자기력으로 수소핵융합 핵을 공중에 띄울 수만 있어도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러한 방법도 없다.
그래서 핵융합로나 인공태양은 현재로서는 꿈일 뿐이다.
만일 핵융합반응을 훨씬 낮은 온도나 상온에서 일으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이 상온수소융합반응을 일으키는 방법을 찾느라 애쓰고 있다.

그런데 우리 인체는 낮은 온도에서 영양분을 태워 열과 에너지를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다.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영양분을 태우고 열과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뜨겁지도 않고, 데지도 않고, 연기도 나지 않는데 인체는 헤모글로빈이 운반해 온 산소로 영양분을 태워 에너지와 열을 만든다.

그리고 연기 대신 탄산가스를 내어 헤모글로빈에게 반출을 부탁한다. 그러면 헤모글로빈은 산소 대신 탄산가스를 싣고 돌아가 폐에서 배출하고 산소를 다시 싣고 심장을 거쳐 다시 돌아온다.
폐는 그렇게 모여온 탄산가스를 후우, 내뿜고 신선한 공기에 포함된 산소를 들이킨다.

다시 우리의 심장의 움직임을 좀 더 들여다보자.
우리가 느끼는 심장박동은 ‘쿵쿵쿵’ 계속되는 압축과 이완의 단순한 운동이다. 우심방, 우심실이 따로 작동하고 좌심방, 좌심실이 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심장이 내연기관처럼 흡입, 압축, 폭발, 배기의 네 단계 행정과정을 밟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단순한 압축, 이완 반복운동으로 심장은 혈액을 모아 폐로 보내고 다시 되돌려 온몸으로 내보내는 일을 해낸다.

전신을 돌고 심장으로 돌아온 피는 우심방→우심실을 거쳐 폐로 가서 탄산가스를 내뿜고 산소를 취한다.
그 다음 다시 심장으로 돌아와 좌심방→좌심실을 거쳐 대동맥을 타고 전신으로 뿜어져 나간다.

심장이 이완되면 피는 심방으로 들어오고, 심장이 압축되면 심실에서 피가 뿜어져 나간다. 심방과 심실 사이에는 판막이 있어 역류를 방지한다.
우심방, 우심실 사이에는 삼첨판이 있고 좌심방, 좌심실 사이에는 이첨판(또는 승모판)이 있다.
심장은 단순한 이완과 압축운동을 하지만 그 한 차례의 운동으로 심장의 우편은 피를 폐로 보내고 심장의 좌편은 피를 전신으로 내보낸다. 참으로 기가 막히는 구조요 절묘한 기능이다.
누가 이러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고 설계를 하였을까?

심장은 어떻게 영양과 산소를 공급받는가? 심장은 관상동맥이라고 불리는 동맥을 통하여 산소와 영양을 공급 받는다. 관상동맥이 고혈압, 저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근육이 제대로 박동하지 못 하고 심지어 괴사하여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키게 된다. 피를 맑게 유지하는 것은 건강을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

우리 몸의 대부분의 근육은 장기간 쉬지 않고 사용하면 지치고 무력해지므로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다. 그런데 심장근육은 평생 휴식이 없다. 평소에 1초에 60~80회 뛰던 심장이 급박할 때면 100회를 넘어 200회 가까이도 뛴다. 그러고도 쉬겠다고 하지 않는다.
당신의 주먹만 한 심장......
당신의 주먹을 반복해서 쥐었다 놓았다 해보라.
얼마동안 쉬지 않고 쥐었다 놓았다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심장근육은 지칠 줄을 모른다.

심장근육이 움직이는 것도 그 원리는 전편에서 소개한 ‘근육의 움직임’에서 말한바 다른 근육들과 마찬가지다.
심장의 근세포들이 칼슘이온들을 내뿜는다, 칼슘이온들이 트로포닌 머리에 달라붙는다, 마이오신이 액틴 단백질을 잡아당긴다. 이렇게 심장근육이 수축된다.
다음 순간 이번엔 근세포들이 칼슘이온들을 회수한다. 트로포마이오신이 다시 끼어들고 굵은 필라멘트의 마이오신이 잡았던 가는 필라멘트의 액틴 단백질을 놓는다. 심장근육이 원상태로 돌아가며 이완된다.
이 작동을 대략 1초도 안 되는 동안 한 차례씩 쉬지 않고 반복한다. 심장수술을 위하여 심장을 끄집어내 놓아도 심장은 계속 팔딱거린다. 심장의 수백억 수천억 모든 세포들이 똑같이 움직인다.
칼슘이온들을 내뿜고 회수하는 순간작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과연 진화는 가능한가?
혈액과 심장 없는 아메바세포들끼리의 진화가 가능한가?  
진화를 시작하려는 아메바 덩어리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줄 혈액과 그 혈액을 보내줄 심장이다.
그 보급선이 없다면 세포들은 진화는커녕 몇 분도 안 되어 죽어버릴 것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처럼 진화가 먼저냐, 피와 심장이 먼저냐 하는 질문이 당연히 제기된다.  

진화를 하자니 심장이 울고 심장이 있으려니 진화가 운다.
이 모순적 상황을 아메바들이 어떻게 해결한단 말인가?
진화론자들이여, 당신들이 아메바들이라면 이 앞뒤 안 맞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겠는가?

이 놀라운 생명의 움직임을 보라.
쉬지 않고 뛰는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어보라.
당신의 마음, 당신의 사랑, 당신의 열정이 쉬지 않고 박동하는 소리를 들어보라.
당신을 살아 숨 쉬게 하고 당신의 영혼을 뛰게 하는 심장의 음성을 들어보라.  
그것은 창조주가 준 당신의 생명의 소리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