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경이로운 소우주, 뇌(腦) (1)

인체의 신비를 뇌(腦, 골, Brain)를 빼놓고서는 말할 수 없다.
뇌는 신경세포의 덩어리이면서 동물의 중추신경계를 관장하고 정보와 기억을 인지, 저장, 추출, 사용하는 사령탑이다.  

인간, 성인의 뇌 무게는 약 1,400 그램 정도이며 약 1,000 억 개의 신경세포(뉴런, Neuron)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신경세포(뉴런)는 줄기 양 끝에 여러 개의 가지가 난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인간의 뇌는 경이, 그 자체이다.
하나의 신경세포가 다른 신경세포를 만나는 구조를 시냅스(synapse)라고 부른다. 한 개의 신경세포가 만드는 시냅스는 1,000 개 정도 된다. 그래서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무려 1,000 조 개의 시냅스연결통로를 가지게 되며 1초에 무려 1경 번에 달하는 전기신호를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시냅스, 즉 각 신경세포의 연결점을 숫자로 나타낸다면 10의 28승이나 되는 엄청난 숫자가 되며, 러시아 신경해부학자 페트르 K. 아노킨에 의하면 이 조합의 수를 타자기로 칠 때 그 길이가 무려 1,500만 km (지구를 375번 도는 길이)에 달한다고 한다.
그래서 인간의 불과 1.4 kg에 불과한 그 작은 뇌는 소우주에 비견되는 것이다.

뇌의 뉴런(신경세포)은 어머니의 태에 있을 때는 1분에 250만 개씩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태어난 다음 성장을 마쳐 일단 뇌가 만들어지면 그 때부터 뉴런은 죽기를 거듭하여 매일 약 10만 개의 뇌신경세포가 죽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뇌세포가 일생동안 소실된다 해도 그것은 전체의 1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뇌는 크게 대뇌, 소뇌, 뇌간으로 나누어지며 뇌간은 단뇌, 중뇌, 교뇌, 연수의 4부분으로 구분된다.
1) 대뇌
대뇌는 감각과 운동의 중추이며 기억과 판단, 감정 등 정신활동의 중추이다.
대뇌는 좌뇌와 우뇌, 두 개의 대뇌반구로 나누어져 있고 그 가운데가 뇌량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대뇌를 앞뒤로 나누면 이마 쪽 가장 큰 앞부분이 전두엽, 정수리부터 뒤편이 두정엽, 아랫부분이 측두엽, 그리고 뒤통수편이 후두엽이다.
그 주담당 기능은 다음과 같다.  
① 전두엽: 기억, 사고 등 고등활동 관장
② 두정엽: 운동, 감각 담당
③ 측두엽: 청각정보 담당 (귀 담당)
④ 후두엽: 시각 담당 (눈과 연결되어 있음. 눈을 담당하는 뇌부분이 뒤통수 쪽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재미있다.)

2) 소뇌
소뇌는 대뇌 아래에 있으며 그 크기는 대뇌의 10분이 1이 좀 넘는 150 그램 정도다.
소뇌는 운동, 근육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어떻게 움직이느냐, 어떤 근육을 사용하느냐는 대뇌의 전두엽이 결정하고 명령을 내리고, 실제로 운동이 시작되면 그 계획대로 실제 운동이 이루어지도록 활동이 피드백 되고 조절되는 것은 소뇌에 의한 것이라 한다.

3) 뇌간
뇌간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네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① 간뇌
간뇌는 인체의 정상적인 생명활동을 관장한다.
체온을 조절하고 음식을 섭취와 생식기능을 조절하며 각 기관이 제대로 활동을 하도록 대사기능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또한 간뇌는 감각정보와 운동정보를 대뇌로 보내는 시상이라는 부위와 내분비계, 자율신경계를 관장하는 시상하부, 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 멜라토닌을 분비하는 송과샘으로 이루어져 있다.

② 중뇌
중뇌는 뇌줄기 아래쪽과 간뇌 사이에 있는 작은 부위인데 눈의 움직임, 즉 안구운동과 홍체로 빛의 양을 조절하고 수정체 두께를 조절하여 초점을 맞추는 활동을 관장한다.
중뇌의 아랫부분은 청각에 관여하며 귀로 들어온 신호는 이곳을 거쳐 대뇌로 전달된다.

③ 교뇌
교뇌는 대뇌와 소뇌 사이의 정보전달을 중계하며 호흡조절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④ 연수
연수는 뇌간의 가장 아래에 있어 척수와 똑바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호흡, 혈액순환을 조절하며 뇌 전체에서 나가는 뇌신경 12쌍 중 8쌍이 이것을 거쳐 나간다. 동물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뇌의 부분과 역할을 대략 훑어보았다.
(설명이 너무 자세하고 길면 학술지처럼 재미없어진다. 그렇다고 안 하고 넘어갈 수도 없고,,,,)
아무튼 인간의 뇌는 놀랍고 신비스러운 작품이다.

인간은 뇌 자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뇌는 인간의 정신과 활동, 생명의 중추이다.
인간의 머리는 척추, 경추를 거쳐 올라간 위치에 얹혀 달려 있다.
뇌는 머리뼈 안에 들어있고 그 아래에는 눈, 코, 입, 귀가 달려있다.
먹고 숨 쉬고 보고 듣는 생명활동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머리에 집중되어 있다.

뇌는 하마조직으로 매우 연약하다.
따라서 뇌는 매우 견고한 보호벽으로 보호되고 있다.
뇌는 우선 연막이라는 엷은 막으로 꼭꼭 싸인다.
그 바깥에는 뇌척수액이 있어 뇌에 전해지는 충격을 완화시킨다.
그 바깥쪽에는 거미막이라는 엷은 막이 다시 싼다.
다시 그 바깥에는 튼튼한 결합조직성 경막이 에워싼다.
이렇게 세 겹의 막과 뇌척수액으로 둘러싸인 다음, 뇌는 단단한 두개골 속에 담긴다.
무려 5중 보호벽인 셈이다.
두개골은 앞이마 쪽이 가장 튼튼하여 충돌이나 외부충격으로부터 뇌를 보호한다.

뇌는 체중의 2.5%에 불과하지만 전체 혈액의 15~20%를 사용하며 몸의 전체 포도당의 50% 정도를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뇌로 올라가는 동맥은 내경동맥과 추골동맥, 두 개다.
뇌가 이처럼 많은 포도당과 산소를 필요로 하는 것은 뉴런에서의 이온교환과 신경전달물질의 수송을 위해 필요한 아데노신삼인산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산소와 포도당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뇌에 치명적인 손상이 올 수 있다.

인간의 뇌는 아직도 신비의 영역이다. 최근에 와서 뇌과학(腦科學)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뇌의 신비에 도전하고 있다. 그들의 노력은 뇌를 해부하고 그 기능과 역할, 그리고 정신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다.

2008년 12월 사망한 헨리 구스타프 몰레이슨, 머리글자 H.M.으로만 알려졌던 이 사람은 9살 때 자전거에 부딪힌 후 심한 간질증세에 시달림을 받았다.
증세가 너무 심해서 매일같이 의식을 잃을 정도로 발작을 일으켜 27세에 뇌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간질증세는 완화되었지만 새로운 경험들을 기억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즉, 감각, 언어, 운동, 과거의 기억은 전과 같았으나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기억하는 부분인 내측측두엽 부위를 절제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과학자들은 전에는 기억이 두뇌전체의 기능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이 일로 두뇌는 각 부분별로 역할을 분담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H.M.의 협조로 뇌과학은 많은 발전을 가져오게 된다.

뇌가 다만 외부정보를 받아 기억, 학습, 판단, 기능하는 것은 아니다. 뇌는 감정(感情)의 활동을 한다.
그런데 감정은 외부에서 오는 오감(五感)이 아니다. 슬픔, 분노, 기쁨, 두려움, 행복감 같은 감정은 뇌의 내부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그것을 관장하는 부위가 있다. 분노의 경우 대뇌의 편도체를 자극하면 일어나게 되며, 편도체를 제거한 동물은 유순해지고 성욕이 생기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인간의 지식과 경험, 인지기능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이에 대하여 뇌과학은 학습을 통하여 형성된다고 말한다.
즉 연습이나 경험으로 뉴런 간의 네트워크가 조합과 조화의 반복으로 지식을 획득하고 체계화해 간다고 설명한다.

이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지는 본능적 반응능력, 둘째는 태어난 다음부터 성장하면서 미성숙한 뇌의 활발한 변화를 통하여 신경네트워크를 구축해가는 것, 셋째는 성장이 끝난 성인은 새로운 신경세포결합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므로 신경회로형성을 통한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 대신 이미 존재하는 기존세포결합이 더 발달하는 형태로 더 정교한 지식을 이룬다는 것이다.

또한 뇌에서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 곧 화학물질이 분비되어 감정과 행동을 자극, 고양, 억제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도파민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이상을 보일 때 우울증이 나타나며 식욕저하, 흥미상실, 불안, 무기력감을 초래하며, 심지어 자살을 하게 되기도 한다.
심지어 이성간의 사랑도 뇌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상대를 좋아하고 마음이 끌리게 하는 것은 도파민이란다.
도파민과 함께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혈압이 오르고 얼굴이 빨개지며, 제 눈에 안경이라고 상대가 뭘 해도 예뻐 보이게 만드는 큐피드의 화살을 날리는 범인은 세로토닌이란다.  
그 다음 보고도 또 보고 싶고 달려가서 보고 싶다는 감정을 만드는 것은 페닐에칠아민(PEA)이고, 열정적으로 껴안게 만드는 것은 옥시토신이라는 물질이란다.

또한 뇌의 활동을 뇌파, 전류로 감지, 측정하여 거짓말탐지기로 사용하기도 하고 뇌의 진단에 사용하기도 한다.  
뇌과학이 계속 발달하면 인간의 감정이나 기억을 기계와 연결시키고 뇌 신경전달물질을 사용하여 조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 한다.
시각신경과 감각신경을 조작하여 가상현실을 느끼게 하고 신경전달물질을 뇌에 투입하면 가짜여행, 가짜체험, 가짜섹스도 가능하단다.
적을 고문할 필요도 없이 신경전달물질로 뇌를 조작하여 감정을 조절하여 비밀을 털어놓게 하거나 뇌의 해당부위의 기억을 끄집어내거나 아예 사람을 로봇처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그런 식으로 인간을 통치한다면 세상은 인간성 말살의 무시무시한 지옥이 될 것이다.

출처: USA 아멘넷: 대장쟁이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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