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욱 목사의 회개와 징계를 촉구하는 이들이 각지에서 책을 보내왔다. ⓒ뉴스미션
전병욱 목사의 베스트셀러 400여 권이 저자에게로 반송됐다. ‘전병욱 목사, 진실을 공개합니다’ 카페 회원 및 삼일교회 성도 20여 명은 18일 오전 서울 상수동 전병욱 목사가 개척한 홍대새교회를 찾아, 백 여명으로부터 받은 그의 저서 420여 권을 반납했다.

잘못에 대한 분명한 회개와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가 전제되지 않는 한, 베스트셀러가 된 그의 신앙서적들은 단지 ‘울리는 꽹과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이진오 목사는 책을 반납하면서 전병욱 목사의 책 한 구절을 읽었다. ‘저에게는 여동생 두 명이 있습니다. 자매들을 만날 때는 여동생처럼 대합니다. 그러면 소중하게 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전병욱 목사는 수많은 책에서 음행과 간음을 하지 말고 가정을 소중히 여기고, 자매를 아끼라고 말하면서도 본인은 자매같고 딸같은 피해자 10여 명을 성추행 했다”며 “글과 말이 거룩하다고 자신이 거룩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전병욱 목사를 모욕하거나 틀렸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쓴 글과 설교를 돌아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약 한 달간 전병욱 목사의 책을 모으는 동안 전국 각지에서 백 여명이 소장한 책을 보내 왔다. 많게는 7권에서부터 한 권까지 매일 두 세건씩 배달돼 왔다. 메세지를 동봉한 택배도 있었다.

이 목사는 “책을 보내오면서 편지를 함께 보내온 분들도 많았다”며 “읽으면서 힘을 얻은 책이었는데, 이런 책을 쓰면서도 그런 행위를 해 왔다니 마음이 아프다는 내용이었다”고 소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서울 상수동 홍대새교회 앞에서 전 목사의 회개와 징계를 촉구했다.  ⓒ뉴스미션
삼일교회에서도 책 100여 권이 모아졌다. 교회 안에 박스를 두고, 전병욱 목사의 회개와 징계에 동참해 달라는 제안에 조용한 참여가 이뤄졌다.

이날 책 반납 행사에는 삼일교회 청년들도 10여 명 정도 참석했다. 서로는 잘 모르지만 취지를 보고 참여한 청년들이었다.

신창조(삼일교회) 군은 “전병욱 목사를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너무나 안타깝다”며 “자꾸 돌이킬 수 없는 길로 가는 것 같아 잘못 가는 걸 아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일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책 반납을 하면서 홍대새교회측에 미리 상황을 알렸지만, 이날 교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진오 목사는 “홍대새교회 측에 여러 경로로 알렸고, 전병욱 목사도 통화는 안돼서 문자를 보냈기에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목사의 회개를 촉구하는 이들은 일주일 뒤인 오는 25일(토)에는 11시부터 6시까지 1인 시위를 하는 등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할 예정이다. 오는 9월 합동총회와 10월 평양노회 회의를 앞두고 전 목사의 치리를 촉구하는 일간지 광고를 위한 모금도 진행 중에 있다.

이 목사는 “성범죄자가 회개도 없이, 더군다나 청년 사역을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 일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책 반납 후에 모든 참석자들은 교회 앞에서 손을 붙잡고  짧게 기도했다. 

“우리 모두가 잘못했습니다.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에 모두가 눈이 멀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한 사람을 죽이려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회개와 합당한 징계가 있게 해 주시옵소서. 피해자를 위로해 주시고 다시는 이런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홍대새교회 문 앞에 쌓인 전병욱 목사 책들. ⓒ뉴스미션